自由

나는 늘 자유로운 삶을 원했지만 막상 그 자유로움이 내 하루를 가득 채울 때면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혼자 붕 뜬 것만 같아서.

기억의 한 조각/에세이

[monologue #10] 미화하기

se._.os25 2025. 11. 12.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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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덥고 축축한 여름은 왜 시간이 지나면 항상 미화할까요?

내가 요즘 빠진 플레이리스트의 댓글이다. 플레이리스트의 첫 곡은 물에 빠진 나이프 OST, 「코우를 쫓아서」라는 곡이다.

이상하게 나는 늘 스스로를 궁지에 밀어넣는 걸 좋아했다. 내가 공부에 흥미를 갖게 된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스스로를 시련을 겪는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며 더, 더 극한으로. 이 곡을 들을 때마다 항상 그런 기분이 든다. 빠르고 처절한 느낌. 나는 그 느낌을 미화하며 살아갔나보다.

 가끔씩 정말 글을 안 쓰면 미칠 것 같은 날이 있다. 요즘 하루하루가 너무 바쁜데, 하루를 허투루 보내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럴 때마다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또 너무 바빠서 시간을 보내기 바쁘다. 딜레마의 연속이다. 드디어 오늘 그 딜레마를 깨고 글을 쓴다. 근데 글이라는 게 연기와 같아서 쓰려고 할 때 쓰지 않으면 전부 날아가버린다. 다시 딜레마. 그리고 난 또 과거의 시간들을 미화하며 1학기가 좋았다고 말하겠지. 그때가 좋았다고 말하겠지.

 미화된 여름은 신비한 느낌이다. 누구보다 순수하지만 끈적하고, 축축한 여름. 그리고 비. 비를 좋아하는 나는 늘 여름의 비를 미화한다. 그리고 짧았던 내 연애가 행복했던 계절이라, 더욱 미화된다. 대학교에 오고 나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을 진지하게 해봤다. 어른들의 관계란 생각보다 그 깊이가 얕음을 느끼며 순수했던, 그 누구보다 '미화'에 미쳐있던 내 고등학교 시절을 미화했다. 대학에서의 인간관계는 미화하기 힘들었다. (아닌가. 내년엔 또 지금 이 순간을 미화하고 있을 수도.) 그래서 힘들 때마다 노래를 들으며 고등학교를 생각했다. 대학에서는 진지한 관계를 만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크고 작은 사건들을 마주하며, 과연 나는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도 해봤다. 학창시절에 돈을 열심히 모아서 미래를 대비하기. 그래서 닥치는 대로 일을 하고 있다. 나중의 나에게 미화를 떠넘기며. 그리 힘들지는 않은데, 무언가 놓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맞다. 진짜 무언가 놓치고 있는 기분. 계획이 없는 기분. 그러나 계획을 세울 시간도 없는 걸..

 모르겠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도. 그저 단지 노래를 들으며 무언가를 적어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글을 못 썼기 때문인지 하고 싶은 말을 고르고 고르니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그게 사람의 언어로 튀어나오질 못한다. 아직도 난 좋은 글쓴이가 되기엔 한참 멀었나보다. 답답한 채로 말을 계속 고르기만 하는 걸 보니. 뭐라 해야 할까.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느낌이 목 끝까지 차오르는데 표현이 되지를 않는다. 답답한 느낌이랑은 다른데.

 힘들었던 과거는 왜 항상 미화할까요?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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