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由

나는 늘 자유로운 삶을 원했지만 막상 그 자유로움이 내 하루를 가득 채울 때면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혼자 붕 뜬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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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ue #10] 미화하기

덥고 축축한 여름은 왜 시간이 지나면 항상 미화할까요?내가 요즘 빠진 플레이리스트의 댓글이다. 플레이리스트의 첫 곡은 물에 빠진 나이프 OST, 「코우를 쫓아서」라는 곡이다.이상하게 나는 늘 스스로를 궁지에 밀어넣는 걸 좋아했다. 내가 공부에 흥미를 갖게 된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스스로를 시련을 겪는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며 더, 더 극한으로. 이 곡을 들을 때마다 항상 그런 기분이 든다. 빠르고 처절한 느낌. 나는 그 느낌을 미화하며 살아갔나보다. 가끔씩 정말 글을 안 쓰면 미칠 것 같은 날이 있다. 요즘 하루하루가 너무 바쁜데, 하루를 허투루 보내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럴 때마다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또 너무 바빠서 시간을 보내기 바쁘다. 딜레마의 연..

[study #23] 끝을 바라는 이야기들

내가 끝을 다 보지 못한 소설은 많지 않을 뿐더러, 끝을 바라는 소설도 많지 않았다. 내가 바랐으나 보지 못했던 '끝'과, 그들이 원하지 않았지만, 결국 볼 수밖에 없었던 '끝'을 적어내려가고자 한다. 끝의 이름은 여러가지다. 종말, 결론, 종장, 최종... 사랑의 측면에서 바라본대도 그것은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별, 헤어짐, 실연, 마무리... 끝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끝을 싫어하는 많은 이유들에는 그 뒷장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는 게 큰 지분을 차지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도시의 여러 서점을 돌다가, 마지막에 방문한 서점에서 폐점 시간을 1시간 반 즈음 남겨두고 읽을 책을 고르고 고르다 만나게 된 책이다.「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이라는, 제목이 뜻하는 바..

배움/문학 2025.07.22

[monologue #9] 돌아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걸 좋아해 종종 서점에 가곤 했다. 비록 전공은 화학이지만, 꼴에 스스로 문학소녀라는 자만을 가져서일지도 몰랐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서점에 간 것이 꽤 오래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여느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 역시 그동안 '읽음'이라는 행위를 시작하는 것 자체에 귀찮음을 느꼈던 것이다. 막막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무작정 주변에 보이는 서점에 들어갔다. 무엇을 읽어야 할지 고민만 한참 하다가, 시작이 쉬운 책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유행처럼 떠도는 그런 책들. 그러다 발견하게 된 것이 한 작가의 「시한부」라는 책이었다. 인스타그램에서 지나가듯이 보았지만, '중학교 2학년 베스트 셀러 작가'라는 수식언이 뇌리에 남아 기억하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읽음에 아직 익숙치 않았던..

[monologue #8] 젊음과 새로움을 노래하는

이렇게 마음편하게 방에서 글을 써내려가는 것도 굉장히 오랜만인 듯하다. 그동안 입시를 치르고, 합격의 기쁨을 만끽하느라 글을 쓸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내 본질이 글인 탓인지, 그토록 원하던 대학의 거리를 거닐면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한편으로 계속 맴돌았다. 그러다 결국, 이렇게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사실 요즘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 '내가 이렇게 여유롭고 행복해도 되는걸까'다. 고등학교 때 한시도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왔었다. 그러다가 3개월을 죄책감 없이 쭉 놀고, 개강을 맞이했지만 3개월 전처럼 빡세게 공부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너무 여유롭게 공부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적응이 잘 안된다. 매일매일 할 일이 넘쳐났었던 그때는 다른 생각을 할 새도..

39기를 마무리하며

안녕하세요, 혜윰마루 편집장입니다. 39기의 추억을 기록하는 편집장으로서 교지를 마무리하며, 그리고 39기를 마무리하며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조금 진부하지만, 옛날이야기로 글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39기가 처음 만나게 된 날, 입학식에서 서로 어색해하며 인사하던 날부터 들뜬 마음으로 떠났던 대학 탐방, 조금은 아쉬웠던 수학여행, 모두가 함께 뛰었던 축제와 2학년 졸업식까지. 3년 동안 울고 웃으며 함께했기에 그 추억들이 더욱 빛나는 것 같습니다. 그 모든 순간순간이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벌써 마지막, 3학년 졸업식이라는 행사만을 남겨두고 있네요.  졸업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요즘, 저는 ‘마지막’에 대해 생각해 보곤 합니다. 열심히 달려온 3년 동안, 우리는 그 누구보다 ..

[monologue #7] '무의미'와 '유의미'는 한 획 차이임을

입시 때문에 최대한 글을 쓰고 싶어도 참았는데, 가장 중요한 면접이 단 3일 남았음에도 이렇게 노트북 앞에 앉은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입시에 대한 회의감과 함께 간절함을 담아 이렇게 글을 써내려간다. 어느덧 내 입시도 5일밖에 남지 않았고, 친구들도 대부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와중에 보았던 수많은 불합격과, 나 뿐만 아니라 함께 동거동락했던 친구들의 슬픔을 보면서 입시의 두려움을 느꼈다. 3년 동안 바라보며 달려온 게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잔인함에, 새삼스럽게 등급이 정해지고 등수가 매겨지는 사회가 미워졌다. 숫자 0.3 차이나는 그게 뭐라고, 우리를 이렇게 아프게 만드는 것인지. 잘 되길 바랬던 친구들이 울고 있는 걸 보면서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슬픔에 위로조차 할 수 없었다. ..

[romantic #5] 지구 6번째 신 대멸종

봄이 와도 죽음은 유행이었다 꽃이 추락하는 날마다 새들은 치솟는다는 소문이 떠돌고창밖엔 하얀 유령들만 날렸다 네 평 남짓한 공간은 개의 시차를 앓고핏줄도 쓰다듬지 못한 채 눈을 감으면 손목은 파도의 주파수가 된다 그럴 때마다 불타는 별들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누구나 살아 있는 동안 심장 끝에서 은하가 자전한다는 사실을 안다늙은 항성보다 천천히 무너져가는 지구라면 사각의 무덤 속에는 더러운 시가 있을까흙에서 비가 차오르면 일 초마다 꽃이 지는 순간 육십 초는 다음 해 꽃나무 퍼지는 담배 향을 골목에 앉아 있는 무거운 돌이라 생각해보자얼어붙은 명왕성을 암흑에 번지는 먼 블랙홀이라 해보자천국은 두 번 다시 공전하지 못할 숨이라 하자 이것을 혁명이자 당신들의 멸망이라 적어놓겠다 몇백억 년을 돌아서 우주가 녹아내릴..

[study #22] 왜냐 선생이 허생전을 통해 가르치고 싶었던 것들

2023. 12. 15.최시한 -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 * 이 글은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음을 알립니다. *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은, 단순히 가볍게 볼 수 있는 소설이 아니다. 독자도, 이야기 속 화자도 무겁고, 어둡고, 어떻게 보면 무섭기까지 한 느낌을 받으며 이야기를 이어 나가게(읽어나가게) 된다.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 그리고 왜냐 선생님의 이야기. 이야기 속 왜냐 선생님의 삶(그리고 행동들)을 통해 우리는 허생전의 의미를 배울 수 있다. 이 시간을 통해 우리는 왜냐 선생님이 하고 싶었던 말, 더 나아가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나’는 소설 마지막에 생각한다. ‘왜냐 선생의 허생전 수업은 계속되고 있다.’ 말은 실체가 아니다, 하나의 도구다. 내가 지금 ..

배움/문학 2024.09.06

[study #21] 허생전: 만약 허생이 한계를 벗어났다면?

2023. 12. 15.박지원 - 허생전  이번에 허생전에 대한 발표를 들으면서, 북학파로 잘 알려진 박지원이 사실 북벌론을 주장했다는 것과, 이야기 속 허생이 신분제에 갇혀 있었다는 한계를 처음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던 주장이었는데, 알고 보니 정말 인정할 수밖에 없는 대목들이 많이 존재했다. 특히 홍길동전과 비교를 하는 과정에서 이를 더욱 느낄 수 있었다. 허생은 실천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허생이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고(신분제적 질서를 타파하고) 북벌을 실천했다면 어땠을까? 먼저, 허생이 변씨에게 돈을 빌릴 때를 생각해보자. 허생은 선비와 장사치를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돈을 빌리고 나서도 감사 인사도 없이 가버리고, 나중에 돈을 갚을 때에도 10배의..

배움/문학 2024.09.06

[study #20]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2023. 12. 15.전상국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글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기표’라는 인물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기표는 학교에서 아이들의 우상처럼 여겨지는 인물로, 아이들을 괴롭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기표와 같이 다니는 친구들은 재수파로, 평소 기표와 함께 아이들의 우상이 되는 대상이다. 주인공을 포함한 아이들은 기표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그것을 일종의 자랑(이라고 하기는 무언가 맞지 않는 것 같지만 딱히 맞는 말을 찾을 수가 없었다)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기표가 선생님과 형우로 인해 한순간에 동정받는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을 보면서, 무섭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사람이 바깥에서 어떻게 비추어지는지에 따라(환경에 따라), 그 위치가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구나, 라..

배움/문학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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