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由

나는 늘 자유로운 삶을 원했지만 막상 그 자유로움이 내 하루를 가득 채울 때면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혼자 붕 뜬 것만 같아서.

Monologue 9

[monologue #10] 미화하기

덥고 축축한 여름은 왜 시간이 지나면 항상 미화할까요?내가 요즘 빠진 플레이리스트의 댓글이다. 플레이리스트의 첫 곡은 물에 빠진 나이프 OST, 「코우를 쫓아서」라는 곡이다.이상하게 나는 늘 스스로를 궁지에 밀어넣는 걸 좋아했다. 내가 공부에 흥미를 갖게 된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스스로를 시련을 겪는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며 더, 더 극한으로. 이 곡을 들을 때마다 항상 그런 기분이 든다. 빠르고 처절한 느낌. 나는 그 느낌을 미화하며 살아갔나보다. 가끔씩 정말 글을 안 쓰면 미칠 것 같은 날이 있다. 요즘 하루하루가 너무 바쁜데, 하루를 허투루 보내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럴 때마다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또 너무 바빠서 시간을 보내기 바쁘다. 딜레마의 연..

[monologue #9] 돌아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걸 좋아해 종종 서점에 가곤 했다. 비록 전공은 화학이지만, 꼴에 스스로 문학소녀라는 자만을 가져서일지도 몰랐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서점에 간 것이 꽤 오래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여느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 역시 그동안 '읽음'이라는 행위를 시작하는 것 자체에 귀찮음을 느꼈던 것이다. 막막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무작정 주변에 보이는 서점에 들어갔다. 무엇을 읽어야 할지 고민만 한참 하다가, 시작이 쉬운 책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유행처럼 떠도는 그런 책들. 그러다 발견하게 된 것이 한 작가의 「시한부」라는 책이었다. 인스타그램에서 지나가듯이 보았지만, '중학교 2학년 베스트 셀러 작가'라는 수식언이 뇌리에 남아 기억하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읽음에 아직 익숙치 않았던..

[monologue #8] 젊음과 새로움을 노래하는

이렇게 마음편하게 방에서 글을 써내려가는 것도 굉장히 오랜만인 듯하다. 그동안 입시를 치르고, 합격의 기쁨을 만끽하느라 글을 쓸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내 본질이 글인 탓인지, 그토록 원하던 대학의 거리를 거닐면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한편으로 계속 맴돌았다. 그러다 결국, 이렇게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사실 요즘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 '내가 이렇게 여유롭고 행복해도 되는걸까'다. 고등학교 때 한시도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왔었다. 그러다가 3개월을 죄책감 없이 쭉 놀고, 개강을 맞이했지만 3개월 전처럼 빡세게 공부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너무 여유롭게 공부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적응이 잘 안된다. 매일매일 할 일이 넘쳐났었던 그때는 다른 생각을 할 새도..

[monologue #7] '무의미'와 '유의미'는 한 획 차이임을

입시 때문에 최대한 글을 쓰고 싶어도 참았는데, 가장 중요한 면접이 단 3일 남았음에도 이렇게 노트북 앞에 앉은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입시에 대한 회의감과 함께 간절함을 담아 이렇게 글을 써내려간다. 어느덧 내 입시도 5일밖에 남지 않았고, 친구들도 대부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와중에 보았던 수많은 불합격과, 나 뿐만 아니라 함께 동거동락했던 친구들의 슬픔을 보면서 입시의 두려움을 느꼈다. 3년 동안 바라보며 달려온 게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잔인함에, 새삼스럽게 등급이 정해지고 등수가 매겨지는 사회가 미워졌다. 숫자 0.3 차이나는 그게 뭐라고, 우리를 이렇게 아프게 만드는 것인지. 잘 되길 바랬던 친구들이 울고 있는 걸 보면서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슬픔에 위로조차 할 수 없었다. ..

[monologue #6] 뒤처지는 것은, 나를 돌보는 시간이 생긴다는 것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 그것이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삶이자 나에게 바라는 내 모습이다.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노력'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되새기며 몸이 아프던, 의욕이 없던 책상에 앉아 내가 오늘 해야 할 공부를 꾸역꾸역 해나갔다. 내가 이렇게 노력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끝이 존재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입시는 언젠가는 끝이 존재하니까, 그 끝만 바라보고 열심히 달려 나갔다. 하지만 이 입시에 끝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공부해야 하나 막막한 마음만 들었다면 아마 나는 포기라는 단어를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 1학년, 아직 끝이라는 단어가 아주 멀게만 느껴졌을 때의 나 역시 뒤처짐과 좌절을 경험해 봤기에, 포기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막연하..

[monologue #1] 아픔을 알면서도 시작하는 모든 사랑에 대하여

지금껏 나는 에세이를 쓸 때, 영화나 책을 보며 내가 했었던 단편적인 생각에 대해서 써왔었다. 그러나 오늘은 조금 다르게, 내 경험을 영화와 엮어보려 한다. 사랑 중에 가장 예쁜 사랑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첫사랑’이라는 답을 내놓는다. 그것은 아마 처음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순수하게 그 사람 자체의 모습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가 ‘나’와 ‘너’로 정의되는 것이기에, ‘나’가 가장 행복했던 사랑, 그리고 ‘너’가 가장 기억나는 사랑, 그것이 가장 예쁜 사랑으로 정의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나에게 그 사랑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는 고민 없이 고등학교, 내 첫 연애를 꼽을 것이다. 고등학교 전까지 나는 사랑이라곤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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