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由

나는 늘 자유로운 삶을 원했지만 막상 그 자유로움이 내 하루를 가득 채울 때면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혼자 붕 뜬 것만 같아서.

study 22

[study #23] 끝을 바라는 이야기들

내가 끝을 다 보지 못한 소설은 많지 않을 뿐더러, 끝을 바라는 소설도 많지 않았다. 내가 바랐으나 보지 못했던 '끝'과, 그들이 원하지 않았지만, 결국 볼 수밖에 없었던 '끝'을 적어내려가고자 한다. 끝의 이름은 여러가지다. 종말, 결론, 종장, 최종... 사랑의 측면에서 바라본대도 그것은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별, 헤어짐, 실연, 마무리... 끝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끝을 싫어하는 많은 이유들에는 그 뒷장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는 게 큰 지분을 차지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도시의 여러 서점을 돌다가, 마지막에 방문한 서점에서 폐점 시간을 1시간 반 즈음 남겨두고 읽을 책을 고르고 고르다 만나게 된 책이다.「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이라는, 제목이 뜻하는 바..

배움/문학 2025.07.22

[study #22] 왜냐 선생이 허생전을 통해 가르치고 싶었던 것들

2023. 12. 15.최시한 -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 * 이 글은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음을 알립니다. *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은, 단순히 가볍게 볼 수 있는 소설이 아니다. 독자도, 이야기 속 화자도 무겁고, 어둡고, 어떻게 보면 무섭기까지 한 느낌을 받으며 이야기를 이어 나가게(읽어나가게) 된다.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 그리고 왜냐 선생님의 이야기. 이야기 속 왜냐 선생님의 삶(그리고 행동들)을 통해 우리는 허생전의 의미를 배울 수 있다. 이 시간을 통해 우리는 왜냐 선생님이 하고 싶었던 말, 더 나아가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나’는 소설 마지막에 생각한다. ‘왜냐 선생의 허생전 수업은 계속되고 있다.’ 말은 실체가 아니다, 하나의 도구다. 내가 지금 ..

배움/문학 2024.09.06

[study #21] 허생전: 만약 허생이 한계를 벗어났다면?

2023. 12. 15.박지원 - 허생전  이번에 허생전에 대한 발표를 들으면서, 북학파로 잘 알려진 박지원이 사실 북벌론을 주장했다는 것과, 이야기 속 허생이 신분제에 갇혀 있었다는 한계를 처음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던 주장이었는데, 알고 보니 정말 인정할 수밖에 없는 대목들이 많이 존재했다. 특히 홍길동전과 비교를 하는 과정에서 이를 더욱 느낄 수 있었다. 허생은 실천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허생이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고(신분제적 질서를 타파하고) 북벌을 실천했다면 어땠을까? 먼저, 허생이 변씨에게 돈을 빌릴 때를 생각해보자. 허생은 선비와 장사치를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돈을 빌리고 나서도 감사 인사도 없이 가버리고, 나중에 돈을 갚을 때에도 10배의..

배움/문학 2024.09.06

[study #20]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2023. 12. 15.전상국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글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기표’라는 인물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기표는 학교에서 아이들의 우상처럼 여겨지는 인물로, 아이들을 괴롭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기표와 같이 다니는 친구들은 재수파로, 평소 기표와 함께 아이들의 우상이 되는 대상이다. 주인공을 포함한 아이들은 기표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그것을 일종의 자랑(이라고 하기는 무언가 맞지 않는 것 같지만 딱히 맞는 말을 찾을 수가 없었다)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기표가 선생님과 형우로 인해 한순간에 동정받는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을 보면서, 무섭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사람이 바깥에서 어떻게 비추어지는지에 따라(환경에 따라), 그 위치가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구나, 라..

배움/문학 2024.09.06

[study #19] 우리는 늘 감시받고 있다

2023. 12. 15.구효서 - 확성기가 있었고 저격병이 있었다  다른 소설들과 다르게 군에서 취급되는 보고서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 특징에 재밌게 읽었던 이야기이다. 소설 속 피격자인 정길훈 일병은 군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한 부적응자처럼 보인다(사실 군에서는 이미 ‘부적응자’라고 여겨진다.) 그는 항상 혼잣말로 이상한 단어를 중얼거리고, 상관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이상한 병사였다. 그가 가장 많이 했던 말은 ‘감시’라는 단어, 가장 많이 했던 행동은 확성기를 바라보며 혼잣말하기. 겉으로 보았을 때는 미친 사람처럼 보이는 그의 행동은, 사실 ‘시스템’을 모두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우리 사회는 항상 시스템이 모든 것을 구성하고 있는 구조이다. 시스템이 깨지면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이성이 없는, 욕..

배움/문학 2024.09.05

[study #18] 서른: 너는 자라 겨우 내가 되겠지

2023. 12. 15.김애란 - 서른 (소설집 {비행운} 수록) 함께 들으면 좋은 노래자우림 - 스물다섯 스물하나  소설 서른>은 대체로 우울한 분위기의 소설이다. 커버린 소녀가 고시원 생활을 하던 어린 날의 나를 되돌아보며 고시원 동기였던 언니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편지 속에는 왜인지 모를 쓸쓸함이 담겨있다. 과거의 순수했던 나를 그리워하는 내용이라 그런가. 아무튼 여기 담겨있던 많은 소설 중에서 가장 내게 와닿았던 소설이다. 그러나 나는 소설 속 주인공처럼 가난하고 힘들게 고시 준비를 해본 적도 없고, 다단계라는 것이 내게는 너무 먼일 같아서 이 소설은 내가 어떤 내용에 대해서 글을 써야 할지 정말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들었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지만 어떤 내용으로 글을 시작해야 할지..

배움/문학 2024.09.05

[study #17] 만무방: 벽과 알, 구조와 나

2023. 12. 15.김유정 - 만무방  벽과 알, 선생님께서 2학년 수업을 시작하시기 전에, 모든 소설은 ‘알’의 편에 서 있다며 가장 먼저 우리에게 소개해주셨던 이야기이다. 알은 항상 벽에게 억압당하고, 벽에 의해 고통받는다. 알은 그런 벽을 쳐서 부수려 하지만, 늘 부서지는 것은 자신이다. 우리 사회에서 알의 편은 거의 없지만, 소설가들은 이 ‘알’의 이야기를 ‘알’의 편에서 써 내려간다.  이 만무방이라는 소설 역시 마찬가지이다. 오늘 나는 이 생각 공책을 통해 만무방이라는 이야기를 벽과 알의 이야기로 재구성해보려고 한다. 사실 처음 이 소설을 보게 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응칠이가 나쁘다, 못됐다’는 생각이다. 아우인 응오를 쓰러질 때까지 때리고, 도박이나 하는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

배움/문학 2024.09.05

[study #16] 타인의 방: 주인공은 누구인가

2023. 12. 15.최인호 - 타인의 방  가장 처음에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나는 우습게도 이 책이 불륜에 관련된 책인 줄 알았다. 아내의 거짓말, 주인공의 가부장적인 모습, 그리고 사물들이 주인공에게 속삭여주는 말들이 더욱 이 소설을 그럴듯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러나 사실은, 이 책의 주인공은 사물이었다.  겉으로 보았을 때 이야기의 주인공처럼 보이는 남편과 아내는 가장 가까워야 할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진실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남편의 경우, 아내를 지퍼로 표현하고 있고, 소설의 마지막에 아내는 물건으로 변한 남편을 다락에 집어 넣어버린다. 서로를 물건 취급하는 것이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서로가 서로를 욕구와 필요에 의해서만 찾는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것을 비판하는 것이었다...

배움/문학 2024.09.05

[study #15] 1964년 겨울, 가장 뜨거웠던 도시 서울

2023. 12. 15.김승옥 - 서울, 1964년 겨울   대한민국, 한강의 기적, 서울의 봄, 군부정치, 독재타도. 우리나라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았을 중요한 역사들이다. 이러한 역사의 뒤편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외침과 희생이 있었다는 것 역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이 소설은 그 외침의 중심이 되었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와 더불어, 점점 개인적으로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함께 말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데모의 중심에 서 있는 대학원생인 안이라는 부잣집 장남, 육군 사관학교에 떨어져 구청 병사계에서 일하고 있는 나, 그리고 가난뱅이 사내. 안은 꿈틀거리는 것을 사랑하고, 데모를 사랑하나 사내가 힘들어함에도 그를 도와주지 않는 이기적인 면이 있는 사람이다. 반면 주인공..

배움/문학 2024.09.05

[study #14] 다른 행성으로 가고 싶어

2023. 12. 15.박민규 -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라는 한 단어로 정의가 가능하다. 자본주의 세상은 돈이 제일이기에,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스스로를 끼워 맞추며 아등바등 살아간다. 그리고, 돈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 공부이기에 우리는 맞지도 않는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겠지. 꼭 붕어빵틀에 갇혀버린 반죽처럼.  다른 행성은 어떨까? 저 멀리, 화성인들은 다르지 않을까? 그곳은 자본주의가 없겠지. 오직 행복이라는 단어로만 가득 차 있겠지. 이 책의 주인공은 생각한다. 그는 푸시맨으로 일하며, 아버지를 자본주의 사회로 밀어내는 장본인이다.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가득 차버린 지하철, 결국 아버지는 지하철에 치이고 만다. 풀맨이 있었으면, 아버지가 그렇게 실종..

배움/문학 2024.09.05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