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由

나는 늘 자유로운 삶을 원했지만 막상 그 자유로움이 내 하루를 가득 채울 때면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혼자 붕 뜬 것만 같아서.

배움/문학

[study #16] 타인의 방: 주인공은 누구인가

se._.os25 2024. 9. 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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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15.

최인호 - 타인의 방

 

 가장 처음에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나는 우습게도 이 책이 불륜에 관련된 책인 줄 알았다. 아내의 거짓말, 주인공의 가부장적인 모습, 그리고 사물들이 주인공에게 속삭여주는 말들이 더욱 이 소설을 그럴듯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러나 사실은, 이 책의 주인공은 사물이었다.

 

 겉으로 보았을 때 이야기의 주인공처럼 보이는 남편과 아내는 가장 가까워야 할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진실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남편의 경우, 아내를 지퍼로 표현하고 있고, 소설의 마지막에 아내는 물건으로 변한 남편을 다락에 집어 넣어버린다. 서로를 물건 취급하는 것이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서로가 서로를 욕구와 필요에 의해서만 찾는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것을 비판하는 것이었다.

 

 책을 4권째 읽다 보니 느낀 것이지만, 위의 <그것은 인생>, <서울, 1964년 겨울>, 그리고 이 소설 <타인의 방> 모두 현대 사회에서 많이 나타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판하고 있다는 것이 점점 확실해져 간다. 특히 <타인의 방>은 진실된 관계의 소실, 관계의 단절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소설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할수록 진실된 관계를 맺는다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빠른 만남, 흔히 말하는 뒤끝 없는 만남을 추구하는 나를 포함한 MZ세대는 진실된 관계라는 단어의 의미를 잊어버렸다. 혹시 내 마음을 전부 주었다가 다치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도 꽤 있는 듯하다. 그러나 진실된 관계라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을지도 모른다. 이 소설 속 아내와 남편처럼 서로를 물건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서로를 사람으로서 바라봐 준다는 것. 그것이 어떻게 보면 이 소설에서 말하고 있는 진실된 관계인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 되도록 하는 관계. 이 소설의 저자는 주인공들이 사람이 되는 세상을 꿈꿨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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