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由

나는 늘 자유로운 삶을 원했지만 막상 그 자유로움이 내 하루를 가득 채울 때면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혼자 붕 뜬 것만 같아서.

배움/문학

[study #14] 다른 행성으로 가고 싶어

se._.os25 2024. 9. 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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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15.

박민규 -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라는 한 단어로 정의가 가능하다. 자본주의 세상은 돈이 제일이기에,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스스로를 끼워 맞추며 아등바등 살아간다. 그리고, 돈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 공부이기에 우리는 맞지도 않는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겠지. 꼭 붕어빵틀에 갇혀버린 반죽처럼.

 

 다른 행성은 어떨까? 저 멀리, 화성인들은 다르지 않을까? 그곳은 자본주의가 없겠지. 오직 행복이라는 단어로만 가득 차 있겠지. 이 책의 주인공은 생각한다. 그는 푸시맨으로 일하며, 아버지를 자본주의 사회로 밀어내는 장본인이다.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가득 차버린 지하철, 결국 아버지는 지하철에 치이고 만다. 풀맨이 있었으면, 아버지가 그렇게 실종되어버리는 일은 없었을 텐데. 주인공은 아마 아버지의 근황을 알겠지, 아버지는 자본주의가 없는 화성으로 떠나셨다는 것을. 아등바등 산수를 하며 사회를 살아가는 아들에게 미안하지만, 너무 힘들었기에. 그래서 주인공이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기린의 눈에는 아직도 자본주의적 잿빛 질서가 남아있다.

 

 기린은, 정말로 아마 아들을 잠깐 보러 온 아버지일 것이다. 이미 화성으로 가버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아버지. 아들은 그것을 알기에 아버지를 설득하면서도 펑펑 울지 않았을까 싶다. 다행이다. 이제는 행복하겠죠. 어머니가 회복되는 중이에요, 할머니는 다른 곳으로 가셨어요. 아버지 보고싶어요, 돌아오세요. 결국 산수에서 벗어난 아버지는 기린이 되었다.

 

 열차는, 세상은, 삶은, 언제나 흔들리는가. 그리고 그 속에서 나도 흔들리는가 보다. 주인공과 우리는 항상 흔들리면서 살아간다. 그 흔들림의 끝에는, 아마 죽음이 있겠지. 죽음이 비로소 흔들림에서 벗어나는, 안정감 속에 도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른 행성으로 가는 것 역시, 죽음이다. 자본주의적 질서가 존재하지 않는 곳, 그곳에 도착한다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죽음을 맞는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동경한다. 이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다른 행성으로 가고 싶어. 지친 사람들이 항상 하는 말. 그것을 실제로 이행하는 사람들은 용기 있는 사람이다. 이미 자본주의 세계에 익숙해져 버린 내게는 너무 큰 도전이다. 그래도 나는 오늘도 중얼거리며 되뇌인다. ‘화성에 가면, 나는 꼭 행복해져야지. 다른 행성으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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