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6. 23.
이태준 - 달밤

나는 항상 이 책의 주인공인 ‘황수건’과 같은 인물이 나오는 책을 읽으면, 으레 기분이 슬퍼지곤 했다. 단순히 슬퍼지는 기분만이 드는 것이 아니라, 애처로우면서도 마음이 쓰린 느낌이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스스로 이 감정을 애증(哀憎)이라는 단어로 정의하기로 했다(우리가 흔히 아는 애증(愛憎)과는 다른 것 한자를 사용한다).
우리는 작가가 이 애증(哀憎)을 전달하고자 했던 방식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소설과 유사한 인물이 등장하는 다른 소설을 생각해보자. 정확히 제목이 기억이 나진 않는데, 그 소설을 읽으면서 주인공의 처지를 불쌍히 여겼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이 소설과 <달밤>의 공통점을 통해 작가의 의도를 알아볼 수 있다. 먼저, 첫 번째로. 작가는 일부러 주인공의 말과 행동을 통해 순박함과 멍청함(다른 적당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을 강조한다. 또한, 대조되는 상황을 통해 주인공의 비극적인 상황을 더욱 부각시킨다. 달밤을 예로 들자면, 소설의 마지막에 황수건이 달빛 아래서 노래를 부르며 걸어가는 장면이 그가 처한 불행한 상황들을 비추며 그를 연민하도록 만든다. 또한, 내가 생각했을 땐 이 인물이 겪는 불행들이 대부분 인물 자체의 특성(멍청함, 순박함 등)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기에 더욱 주인공이 애처롭게 느껴진다.
사회를 살아가면서, 황수건과 같은 인물은 차별받고 동정받는 대상이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즐겁게 웃으면서 살아가고 있다(물론 좌절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 열심히 버티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어쩌면 그 사람들의 속사정은 모르고, 겉으로 보이는 모습들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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